국내최초 습지보전 지정 하천습지, 담양습지 포크레인에 잘려져나가

2015년 9월 23일 | 미분류

담양습지 구간의 4대강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수천 그루의 대나무가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하천 습지로는 처음으로 보호대상 습지로 선정된 담양습지도 MB의 삽질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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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습지 안에서 자라고 있던 대나무들이 잘리고 있습니다>

포크레인이 강 주변을 쓸어버려서인가요. 강 바람이 유한히 시리게 불었습니다. 벌건 속을 드러낸 영산강가에 서니 한층 추위가 강해졌습니다.

보존 가치가 뛰어나 사업 시행 일정이 불투명했던 담양습지. 강변에 자란 대나무숲이 넓은 습지가 되면서 4계절 내내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던 곳입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보호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곳을 하천 습지로 지정했었지요.

하지만 습지보호지역이 뭐 대수인가요? 까라면 까야 하는 불쌍한 강이고 습지이고 여울일 뿐인데요. 맹꽁이, 삵,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은 물론 다양한 새들과 물고기가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쉼터이자 보금자리이지만, MB의 삽질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아니 오히려 동맥경화나 일으키는 쓰레기 취급을 받고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담양습지 앞에 놓은 ‘담양하천 습지보호지역’ 안내판이 무색합니다. ‘보호’라는 단어가 어느새 국어사전에서 ‘파괴’로 변해버렸나요? 자신들이 보호한다고 박아 놓은 표지 뒤로 삽질을 해대는 모습이 보온병을 포탄이라 당당하게 말하는 꼴과 비슷하네요.

담양습지 안으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잘려진 대나무들이 너저분하게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강한 여름 햇살도 뚫고 들어오지 못했을 만큼 빽빽한 대나무로 장관을 이루던 습지의 모습이 하루아침에 변해버린 것입니다. 대나무와 함께 사라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새들의 노랫소리지요. 예전에 곳곳에서 들리던 새들의 노랫소리는 차가운 바람소리만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지난 10월, 녹색연합은 사귀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0여명의 시민들과 담양습지를 찾았습니다. 공사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곳을 다니며, 이곳만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던 곳입니다. 당시 현장에 참석하셨던 분들 모두 담양습지가 공사예정지라는 사실에 마음 아파했습니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담양습지는 말이 필요 없는 보전 대상지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젠 공사 예정을 알리는 붉은 깃발만 외롭게 날리고 있습니다. 습지의 1/4을 잘라 버린다고 합니다. 습지가 물길을 막아버려 홍수피해를 가중시킨다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물길 걱정이 되면 제방을 더 넓히는 것이 상식입니다. 습지를 보호하면서 수해피해도 막는 방법이지요. 이미 외국에서는 강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수해 방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사는 계속 되겠죠. 상식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건 포크레인 삽질 밖에 없으니까요.

대나무와 함께 우리의 미래도 함께 잘려 나가고 있습니다. 그 자리엔 언제 봄이 올까요? 봄은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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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습지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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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습지 공사현장. 습지보호지역이라는 안내판이 무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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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진행을 알리는 깃발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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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나무로 가득 차 있던 담양습지 현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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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습지 대나무가 계속 잘려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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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습지는 불과 2달 전에만 해도 이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