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당신과 나의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2015년 9월 25일 | 미분류

눈발이 드문드문 흩날리던 12월 4일,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의 활동가들이 영광원전을 찾아갔습니다.

원전 6기가 자리잡고 있는 영광 홍농읍의 입구엔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서려있는 펼침막이 여기저기 걸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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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광원전의 바로 앞엔 보름이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농읍주민대책위원회의 컨테이너가 쓸쓸하게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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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5일, 영광원전 3,4,5,6호기와 울진 3호기에 가짜부품이 설치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것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10년간 위조된 검증서로 원전측에 납품되고 있었는데요,

이에 따라 영광 주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영광원전 3호기에서 원자로 핵심시설인

제어봉 안내관에 6곳의 균열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는데요,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불안을 품고 있는 원전과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

원자력안전기술위원회를 믿지 못하게 된 홍농주민들은 그래서

영광원전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농성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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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 탓에 컨테이너 박스 안으로 들어가

홍농읍주민대책위 분들과 이야기 나누어야 했는데요,

홍농읍주민대책위의 한 분은

“예전에는 이런 사고가 터지면 기자건 시민사회건 반핵단체건 찾아와 투쟁했었는데

지금은 외부인들이 별 관심이 없다,

홍농읍, 법성만 지나도 반응이 없다.”며

“우린 뭘 바라는 것이 아니고 단지 안전성을 확보해달라는 것 뿐”이라며

광주시민뿐 아니라 전국의 국민이 원전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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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농읍주민대책위원장을 맡고 계신 분께선

우리가 요구하는 건

▲영광원전 1~6호기의 중단

▲정부합동조사단 중단

이라며 정부합동조사단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셨는데요,

이는 예전에도 사고가 있을 때 정부합동조사단을 꾸렸지만

조사단쪽에서 주민들이 신뢰할 만한 결과를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현재 원전 민간감시기구가 있긴 하지만 정부쪽 돈으로 굴러가다보니

독립성을 지니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므로 독자적인 감시기구가 필요하다”며

원전의 눈치를 보지 않는 진짜 감시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셨습니다.

방제계획에 대해서도

“원전주변 인구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한국형방제계획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며

후쿠시마 사고를 다시 한 번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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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농읍주민대책위의 방범대분께선

원전 강국이라는 일본도 사고가 나지 않았냐“며

“전력난으로 인해 원전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정부의 여론에 맞서

‘원전 안전’의 여론화를 극대화 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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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말없이 듣고 계시던 또 다른 대책위분께선

“이러한 영광원전의 위험성이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다,

제2의 후쿠시마가 될 수도 있는데…..”라며

어둡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시기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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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원자력발전소를 없애자는 이야기를 할 때면

“그럼 올 겨울에 어떡하느냐” 당장 눈 앞에 닥친 불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방제계획도 방호물품도 갖추지 못한 지자체와

터무니없이 부족한 원전 폐쇄비용,

100만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핵 폐기물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짊어져야 할 우리 아이들, 미래 세대들을 걱정한다면

지금 당장 탈핵,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전력소비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전기의

현실성 있는 요금부과와 국민들의 자발적인 전력소비를 줄이려는 실천이

뒷받침해야 해야만 가능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맨처음엔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개개인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도 두말할 나위가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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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코 앞입니다.

탈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계획 중인 신규원전은 짓지 않는다고 하지만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전에 기대고 있는 전력비율은 32%

하지만 건설 중인 원전을 모두 짓는 다면  37%~38%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점점 더 탈핵과는 멀어지게 되겠죠..

새누리당의 박근혜후보는..

총선때 비례대표 1번으로 원자력관계자를 지정해 놓았으니

할 말 다했죠.

누가 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탈핵의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된다면

희망의 싹은 좀 틔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