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0910 광주건천화– 물순환도시정책 시급

2015년 9월 14일 | 미분류

습지생물다양성 2차 포럼서 주장
‘빗물 침투시설 지원 조례’ 등 촉구
광주천 유역 ‘불투수성 면적’ 50%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않고 흘러
하천 수질 악화·건천화 현상 발생
“침투 마우스란 빗물을 모아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입니다.”10일 광주에서 광주·전남녹색연합 주관으로 열린 습지생물다양성 2차 포럼에서 양해근 한국재해연구소 소장은 “일본 도쿄처럼 광주에서도 빗물침투시설 지원 조례를 제정해 집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을 모았다가 땅속으로 흘러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일본 도쿄도는 1960년대 말, 하천인 노가와의 물이 말라가자 빗물침투시설 지원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집 지붕의 빗물을 받아 침투시키는 시설을 주택 등에 설치하면 비용을 일부 지원해주고 하수세를 경감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례가 제정된 뒤 도쿄도에 빗물침투시설이 90% 이상 보급됐다. 양 소장은 “이 조례 제정 이후 건천화됐던 노가와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하천 주변 지하수에 물이 순환하면서 생긴 변화였다.광주시도 불투수성 면적을 줄이기 위해 관련 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팔트와 포장도로가 많아진 대부분의 도시에선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고 뱉어내는 불투수성 면적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하천 수질이 악화되고 지하수 용량이 줄어 건천화 현상이 나타난다. 하천유역의 25% 이상을 불투수성 면적이 차지하면 하천 수질이 악화된다. 양 소장은 “광주천 유역의 불투수성 면적 비율이 거의 50%에 달한다”며 “빗물 수집용 탱크에 물을 받아 펌핑 방식으로 물을 하천에 흘려보내는 것보다 침투 마우스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권경호 박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도시물순환연구센터)는 시민참여형 물순환 도시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권 박사는 “미국에선 도시화에 따른 하천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빗물을 머금고 오염물질을 저감시키는 배수 체계인 그린 인프라 개념이 중심이 된 저영향 개발 개념이 도입됐다”며 “뉴욕은 2010년 향후 20년 동안 총 24억달러를 그린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전략을 폈다”고 소개했다. 권 박사는 기존의 하수도와 펌프장, 하수처리장, 저류지 중심의 집중형 빗물관리와 그린 인프라 등 분산형 빗물관리의 장점을 잘 연계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전한 물순환 도시를 조성하려면 광주에서도 물순환 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광주를 자연 생태도시로 조성하려면 도시화로 사라졌던 경양방죽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해근 소장은 “광주천 건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1967년 매립됐던 계림동 경양방죽을 복원해야 한다”며 “케이티엑스가 들어오지 않는 광주역을 앞으로 습지로 조성하면 광주천을 살릴 뿐 아니라 도시 온도를 낮추며 친생태적인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