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회원 백금렬입니다. 소식지를 보고 걱정은 하는데 조리있게 말할 줄 몰라 주저하다 녹색평론 2010년 11~12월호에서 박상옥선생글을 발견하고 반가워 여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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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8일 화요일 저녁 6시. 종로5가 지하철역에서 내려 청계천 길을 걷는다. 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거대자본 등산장비회사들의 영어이름 간판을 스쳐 지나간다. 가게 안에는 형형색색의 등산복과 등산화, 배낭등이 정복자들의 승전기념품처럼 화려하게 들어차 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다는 네팔 칸첸중가 봉우리를 올랐느니 못 올랐느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여성산악인이 떠오른다. 그녀도 다른 유명 산악인들처럼 등산장비회사 이사로 있으면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산을 ‘정복’하면 회사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어 광고로 내보낸다. 이들 덕에 우리나라 등산장비회사 매출액은, 상위 기업은 이미 5,000억을 넘어섰고, 전체 매출액도 3조원을 훌쩍 넘었다.
알피니즘을 아직도 낭만의 산행문화로 여기는 슬픈 식민지 백성들이 있다. 그러나 알피니즘이란 산을 정복하듯 비서구 지역을 침략하여 정복한, 근대 서구 제국주의의 선전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다. 새로운 상품시장과 원료기지가 필요했던 서구 자본주의는 세계정복에 나섰다. 이미 서기 570년경 아일랜드 수도사 브렌던이 아메리카에 갔다가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었고, 이미 10세기경부터 바이킹들이 청어를 잡기 위해 북미대륙까지 갔다는 기록도 있었지만, 콜럼버스는 ‘최초로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을 스펜인여왕에게 바쳤다. ‘최초발견’이라고 선언해야 영토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건너간 백인 이주개척자들은 아무데나 ‘여기는 내땅’이라고 깃발을 꽂았다. 그리고 원래 주인 없는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 선주민들은 사람이 아닌 짐승이 되어야했다. 아메리카인디언이 사람인가 아닌가 하는 ‘바야돌리드 논쟁’은 그래서 중요했다. 탐험 발견은 이처럼 철저히 서구의 영토확보와 침략의 도구이자 상징이다. 서구 자본주의국가들은 불꽃 튀는 탐험 발견의 경쟁을 벌였다. 호주와 뉴기니,, 태평양의 수많은 섬들이 ‘발견’되어 서양식 이름이 붙여졌다.
티베트 사람들이 ‘대지의 여신’이라는 뜻의 ‘초모랑마’라고 부르던 산은 인도 식민지 측량국장 영국인 이름을 따 ‘에베레스트’산이 되었다. 영국의 스코드와 노르웨이 아문센 남국 정복대 간의 경쟁은 이런 침략과 정복의 식민지전쟁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나 깨달을까. 알피니즘을 동경한다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과 정복을 동경하고 칭송하는, 우리자신이 당한 폭력을 찬미하는 어처구니없는 마조히즘임을 언제 깨닫게 될까.
1990년대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우리나라 등산 인구는 불어났다. 지금은 남한의 약 4,400개 산으로 약 1,500만명이 매달 정기산행을 한다. 한해 약 4억 6,000만명이 산을 찾는 것으로 산림청은 집계한다. 히말라야 14좌 정복이니, 세계7대륙 최고봉정복이니, 세계 3극점 정복이니, 이 모두를 합한 그랜드슬램이니 하며 신문과 방송이 이를 부추기고, 등산장비회사들의 어마어마한 로비가 뒤에 있음은 물론이다. 산행문화는 ‘개발과 성장’을 지고지상의 가치로 내면화하면서 근대화 서구화와 동반성장한 정복문화다. 그나마 최근 제주도올레니 지리산둘레길이니 하는 걷기 열풍이 불면서 정복의 문화라는 성격이 조금 바뀌기 시작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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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산 하나 오를려고 ‘비행기’타고 남의 나라 가고, 산에 오르면서 세르파 부리고, 가는길에 여러 쓰레기 버리게되고
이런 일은 녹색연합과 안어울리네요………..정말 죄송합니다만 산행재고, 아니 취소를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