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문학 산실 수장하려는가” | ||
4대강 사업 일환 `광주호 둑높임 사업’ 주민들 “사업 즉각 중단하라” 강력 반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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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sun@gjdream.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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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0-05-25 07: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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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주민들의 삶터는 물론 수백년 이어져온 역사와 문화환경까지 앗아갈 수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가사문화권의 산실인 광주호 인근이다. 24일 담양군 남면 주민들과 한국농어촌공사 담양지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일환인 ‘농업용 저수지 증고사업’이 광주호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저수지 둑을 현재보다 2.6m 정도 높이는 것으로 사업비는 720억원 정도다. 농어촌공사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현재보다 둑이 2.6m 정도 높아지게 되면 광주호 인근에서 음식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원주민들의 토지 수용은 물론, 가사문학관, 광주호 호수생태원 쪽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재 담양군 남면 학선·지곡리 주민들은 ‘광주호 둑 높임 사업 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광주호 둑 높임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광주호 인근 주변에 사업을 반대하는 여러 장의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최근에는 성명서를 발표해 “500년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와 전국에서 하나뿐인 가사문학관과 시도민의 휴식공간인 광주호 호수생태원이 수몰되는 광주호 둑 높임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가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에 따르면, 농업용 저수지 둑을 높이는 이유는 크게 홍수예방과 물 확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책위 정충택(57) 씨는 “진짜 농업용수가 부족하면 저수지 둑을 높여야 하겠지만 그간 물이 부족한 적이 없었다. 그동안 주민들은 그린벨트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도 행사하지 못하다가, 많은 문화재와 좋은 환경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찾아와 장사를 하면서 먹고 살고 있는데, 명분 없는 사업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끝까지 사업 추진을 막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2.6m 정도 둑을 높이게 되면 환벽당 가는 오솔길, 가사문학관에서 담양 소쇄원으로 가는 주요 도로도 잠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가사문학관이나 마을보다 높게 도로가 들어설 수 있게 돼 이쪽 경관이 완전히 망쳐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광주호 인근에는 가사문학의 유적지인 취가정, 환벽당, 식영정 등 16개의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고, 광주호 상단 수변환경을 활용한 광주호 호수생태원(18만4948㎡)이 자리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어촌공사 담양지사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우리가 진행하는 게 아니어서 정확한 것은 나온 게 없지만 6월 안에 예비타당성조사가 나오게 되면 타당성 조사와 실시설계가 바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둑이 높아지면 둑 가까운 곳 일부 토지를 수용해야 하지만 가사문학관 쪽까지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 Copyrights ⓒ 광주드림 & gjdream.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