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서 행복한 시간
광주전남녹색연합 13돌 축하 가족 캠프
쏟아지는 빗소리가 온 세상을 가득 채웁니다. 가슴을 조마조마 졸이며, 인터넷을 통해 매 순간 날씨를 검색해봅니다. 녹색 생일을 맞아 녹색 가족이 모이는 날, 오시는 걸음이 불편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생일캠프를 준비합니다. 녹색의 생일을 하늘도 축하해주는 것이 분명합니다. 토요일 아침, 비는 그치고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야호~
담양군 대덕면 운산리 운수대통마을.
호남정맥 줄기인 수양산 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에 들어서자 깊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해줍니다.
자, 먼저 도착한 회원분들과 마을 곳곳을 돌며 마을의 이야기를 주워담은‘운산리 런닝맨’시간~ 도명사에서는 플라스틱 제기 대신 웃자란 풀들을 엮어 제기차기를 했지요. 도예공방에서는 버려진 도기 조각으로 비석치기를 하고, 범바위 앞에서는 너와 나의 마음이 얼마나 통하는지 일심동체 몸짓 표현하기도 했답니다. 어른들에겐 어릴 적 추억을, 아이들에겐 마냥 즐거운 시간을 주었습니다. 덤으로 작은 상품이 그 흥을 더해줬답니다.
마을 주민들께서 손맛과 정성으로 차려주신 맛난 저녁을 꿀꺽 해치우고, 광주전남녹색연합 13돌 생일을 기념하는 작은 행사를 가졌습니다. 촛불의 향과 빛이 방을 채우고, 빙 둘러앉은 회원님들의 소개와 이야기를 들었지요.
정말 오랜만에 찾아왔는데도 여전히 가족 같이 편해서 좋다고, 녹색의 캠프는 역시 다르구나, 남녀노소 정말 다양한 회원들이 함께 하는 캠프가 참 이채롭다, 녹색연합의 지속가능한 녹색사회에 대한 강령이 참 좋다 등 생일을 맞아 쓴 소리는 전혀 없이 단 소리만 많~이 해주신 회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들을 가득 채운 우리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옥수수와 감자, 한 캔의 맥주와 함께 늦은 밤까지 이어지던 이야기들도..
새벽에 기운차게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을 깹니다. 오늘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공방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빗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하늘은 녹색을 버리지 않습니다. 푸하하.^^ 이동할 시간이 되니 하늘이 맑은 얼굴을 보여주더라구요.
송정기 도예가님의 안내로 물레에 앉아 도기를 빚었습니다. 물레 앞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만의 그릇을 빚는 시간은 사람을 참 경건하게 만들어 주더라구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이 온 정신을 집중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답니다.
녹색생일 캠프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비는 내리고.. 이렇게 비를 맞으며 걸어본 적이 언제였냐는 감회에 젖은 어른과 마냥 신나서 걷는 아이들.. 1박2일의 녹색 생일캠프의 모든 시간이 한 장의 사진처럼 머릿속을 채웁니다.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글/사진 : 박경희(사무국장)/서은주(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