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반달가슴곰의 퀭한 눈으로 휘휘 둘러보니 지리산에 산다는 것은 한없이 부끄러운 일이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두 무릎을 꿇고 마고선녀의 낮지만 준엄한 목소리를 듣는다 내 뒷골에 철탑이 너는 어디에 있느냐 내 입속에 쇠밧줄이 너는 무얼 하고 있느냐.. 마고선녀께서 그대에게 묻는다 단도직입으로 묻는다... 일제의 쇠말뚝을 다 뽑아내기도 전에 내가 겨우 정복의 대상일 뿐이라면 내가 겨우 돈벌이 대상일 뿐이라면 너희들은 정년 대대손손...